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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

넷플릭스 ‘어른 김장하’를 보고

by 세즐남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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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어른’이란 어떤 사람일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보고 난 뒤,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은 더 이상 멀지 않았다.

무소유를 말하지 않고도 나눔을 실천하고,

말없이 조용히 세상과 이웃을 품는 삶.

 

진주의 한약방 주인이자,

명신고를 세워 국가에 헌납하고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던 김장하 어른.

그의 삶은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는

불교의 깊은 가르침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김장하 어른은 단순한 선행의 아이콘이 아니다.

그는 진주 형평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은 실천가다.

1923년, 백정으로 불리며 멸시받던 이들이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외침으로 시작한 형평운동은

신분차별에 맞선 한국 최초의 인권운동이었다.

김장하 어른은 이 운동의 기념사업회를 이끌며,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정신적 유산을 지켜냈다.

 

그는 언제나 ‘조용한 혁명가’였다.

한약방 수익을 나눠 학교를 세우고,

환경과 예술, 인권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그는 언론 노출을 꺼리고,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보시(布施)를 하되, 보시했다는 마음조차 두지 않는 무주상보시의 실천자였다.

그것은 단순히 돈을 나누는 차원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이웃을 위한 삶을 선택한 철학적 태도였다.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김장하 어른처럼 ‘어른스러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작지만 묵묵한 실천이 시작일 수 있다.

타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것,

나의 자원을 기꺼이 나누는 것,

그리고 그 모든 행동이 당연하다는 듯 침묵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우리 역시 ‘작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주 형평운동이 우리 사회에 평등과 정의라는 씨앗을 뿌렸다면,

김장하 어른은 그 씨앗을 조용히 키워온 정원사다.

그리고 이제, 그 정원을 물려받은 우리 모두가 그 정신을 지켜가야 할 차례다.

🌱 “돈은 좋은 거름이다. 거름은 썩혀두면 악취가 나고, 나누면 꽃이 핀다.”
김장하 어른의 이 말처럼, 삶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나누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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