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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

조명 뒤의 사람들

by 세즐남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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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언제나 그렇듯 무대 위에는 찬란한 조명과 환호가 쏟아졌다.

배우들은 멋진 의상과 완벽한 분장으로 카메라 앞에 섰고,

그들의 연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올해 시상식은 조금 달랐다.


그동안 조명 뒤에 숨어 있던 이들의 노고가 드디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영화 부문 대상은 ‘하얼빈’의 촬영감독 홍경표에게 돌아갔다. 그는 상을 받으며 이렇게 말했다.
"몽골, 라트비아, 한국의 혹한 속에서 함께 고생한 동료들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
그 한마디 속엔 영화라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함께 땀 흘린 수많은 이들의 이름 없는 헌신이 담겨 있었다.

 

예능 부문 대상의 주인공 ‘흑백요리사’ 김학민 PD도 비슷한 소감을 전했다.
"백스테이지에는 350명의 스태프, 뼈를 갈아내는 피디들이 있었다."
누구보다도 프로그램의 성공이 그들의 피와 땀의 산물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그들의 이름 없는 공로에 감사를 표했다.

 

배우 주지훈 역시 무대 뒤를 언급했다.
"동료 배우, 제작자, 스태프 모두가 함께하는 동료입니다."


화려한 무대에 선 사람들도 결국 혼자가 아니었다.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들은 분명 대단하다.
탁월한 연기력, 매력적인 외모, 그리고 대중을 끌어당기는 아우라.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빛나게 해주는 사람들은 보통 카메라에 비치지 않는다.

분장사는 새벽부터 배우의 얼굴과 헤어스타일을 다듬고,

의상팀은 등장인물의 성격과 장면에 맞는 옷을 완벽히 준비한다.
조명팀은 장면마다 빛의 강도와 방향을 조율하며,

카메라팀은 배우들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수백 번 셔터를 누른다.
섭외 담당자, 편집자, 작가, 세트 제작자...


이름이 자막에조차 오르지 않는 이들이 작품의 숨은 건축가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은 그들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조명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배우 염혜란은 스태프들을 "불 속에서 일하는 대장장이"에 비유했다.
그리고 특별한 장면. 실제 스태프들이 무대에 올라와 공연을 펼쳤다.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카메라 밖에 있던 이들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었고,

그 순간은 시상식 역사에 남을 감동의 장면이 되었다.


이번 백상예술대상을 보며 나는 느꼈다.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고 있다.
예전처럼 스타 한 명만 주목하는 시대는 지났다.
관객들은 이제 작품을 둘러싼 수많은 이들의 노력을 이해하고, 그 이름을 기억하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술을 완성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현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조명 받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조명을 준비하는 사람은 더 중요하다.
이제 우리는 그 사실을 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들의 이름 없는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다.

 

👏 무대 뒤의 모든 별들에게 박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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